💸 마이너스 통장으로 시작한 첫 투자 — 가장 비싼 수업료
들어가며
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것 중 하나는
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라 돈을 빌리는 방법일지도 모른다.
첫 직장에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,
은행에서 전화가 왔다.
“연봉만큼 마이너스 통장 만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.”
그 말은 마치
“당신은 이제 신용 있는 어른입니다”
라는 인증서처럼 들렸다.
그리고 동시에,
“이 돈으로 뭔가 할 수 있겠다”는 생각이 들었다.
지금 돌이켜 보면,
그 순간이 내 투자 인생의 출발점이자
가장 위험한 분기점이었다.
💳 빚인데도 내 돈처럼 느껴지는 구조
마이너스 통장은 일반 대출과 다르다.
- 필요할 때 쓸 수 있고
- 통장 잔고에 찍히고
- 언제든 상환 가능하며
- 당장 큰 부담이 체감되지 않는다
그래서 뇌는 이것을 빚이 아니라
**“사용 가능한 자산”**으로 인식한다.
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
**정신적 회계(Mental Accounting)**라고 부른다.
돈의 출처에 따라 위험 인식이 달라진다.
나 역시 그 함정에 정확히 들어갔다.
🚀 당시 시장은 ‘지금 아니면 늦는다’는 분위기였다
투자를 시작할 무렵, 시장은 매우 뜨거웠다.
- 유튜브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추천 영상이 올라왔고
- 커뮤니티에서는 “이건 무조건 간다”는 글이 넘쳐났고
- 주변에서도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
특히 성장주에 대한 기대가 극단적으로 높았다.
그때 내 눈에 들어온 종목들이 바로
로블록스와 엔비디아 같은 기업들이었다.
미래 산업, AI, 메타버스, GPU —
듣기만 해도 설득력 있는 키워드였다.
🧠 “좋은 회사 = 좋은 투자”라는 착각
나는 이렇게 생각했다.
“이 정도 기업이면 떨어져도 결국 오르겠지.”
지금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.
문제는 버틸 수 있는가였다.
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과
좋은 투자 결과를 얻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.
특히 빚이 끼어 있다면 더 그렇다.
📉 하락은 숫자가 아니라 압박이었다
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.
처음에는 평온했다.
“조정이겠지.”
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달라졌다.
- 평가손실 증가
- 계좌 확인 횟수 증가
- 수면 질 저하
- 생활 집중도 하락
그리고 가장 크게 느껴진 것은 이것이었다.
이건 내 돈이 아니라 빚이다.
월급이 들어오기도 전에
이자가 빠져나가는 경험은
생각보다 강한 심리적 압박을 준다.
🧨 결국 버티지 못했다
지금 와서 차트를 보면
그 기업들은 이후 큰 성장을 했다.
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고
그냥 들고 있었다면
상당한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.
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.
왜냐하면:
- 투자 경험이 없었고
- 확신이 없었고
- 무엇보다 멘탈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
결국 손절 버튼을 눌렀다.
그 순간은 이상하게도
손실보다 허탈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.
⚠️ 빚투의 진짜 위험은 손실이 아니다
많은 사람들이 빚투의 위험을
손실 규모로만 설명한다.
하지만 실제로 더 위험한 것은 이것이다.
👉 기다릴 수 없게 만든다
자기 돈이라면:
- 시간은 내 편
- 하락은 견딜 수 있음
하지만 빚이라면:
- 시간 = 비용
- 하락 = 압박
- 판단 = 조급해짐
결국 투자 판단이 아니라
생존 판단을 하게 된다.
🧱 실패는 돈보다 구조를 무너뜨린다
손실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
투자에 대한 태도가 바뀐다는 것이다.
- 과도하게 보수적이 되거나
- 반대로 무리한 만회 시도를 하거나
- 시장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게 된다
나 역시 이후 투자에서
오랫동안 조급함과 두려움 사이를 오갔다.
🔁 다시 돌아간다면
만약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
나는 투자 자체를 하지 말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.
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히 말할 것이다.
❌ 빚으로 시작하지 마라
투자는 원래도 난이도가 높은 게임이다.
빚까지 얹으면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간다.
특히 경험이 없다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.
🌱 그래도 이 경험이 남긴 것
아이러니하게도,
이 실패는 내 투자 원칙을 만들었다.
-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만 투자
- 버틸 수 없는 포지션은 잡지 않음
- 확신 없는 상태에서 큰 금액 투입 금지
- 레버리지 사용에 매우 신중
어쩌면 가장 비싼 수업료였지만,
가장 오래 남는 교훈이었다.
🧭 지금 빚투를 고민하고 있다면
스스로에게 단 하나의 질문만 해보길 권한다.
❓ “이 돈이 절반이 되어도 내 삶은 유지되는가?”
조금이라도 망설여진다면
답은 이미 나와 있을 가능성이 높다.
⚠️ 주의사항 (필독)
- 마이너스 통장은 엄연한 대출 상품이다
- 금리 상승 시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
- 원금 손실 + 이자 비용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
- 투자 실패 시 신용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
- 심리적 스트레스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
특히 사회초년생의 경우
재무적 안전망이 부족하기 때문에
리스크가 훨씬 크게 작용한다.
🧠 관련 명언
“Rule No.1: Never lose money.
Rule No.2: Never forget Rule No.1.”
— 워런 버핏
“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버느냐가 아니라
얼마나 오래 살아남느냐이다.”
— 하워드 막스
“부채는 사람을 취약하게 만든다.”
— 레이 달리오
📰 참고할 만한 자료 / 기사
- 금융감독원 — 개인 신용대출 및 투자 리스크 안내
- 한국은행 — 가계부채와 금융 안정 보고서
- OECD — Household Debt and Financial Vulnerability
- Warren Buffett Shareholder Letters
- Howard Marks Memo (Oaktree Capital)
🏁 마무리
투자는 기회를 잡는 행위이기도 하지만,
본질적으로는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.
나는 첫 투자에서 그 구조를 갖추지 못했고,
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.
지금도 시장에는 수많은 기회가 있다.
하지만 빚으로 잡은 기회는
대부분 기회가 아니라 압박으로 돌아온다.
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
그때의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.
👉 “투자는 나중에도 할 수 있다.
하지만 빚으로 시작한 투자는
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.”